"아동반품 아냐" "생트집 중단해라"…文실언 수습나선 당청

입력 2021-01-19 14:22   수정 2021-01-19 14:58


청와대와 여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입양 취소' 발언에 대해 전방위적인 수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해명이 거듭될수록 정인이 사태의 본질에서 벗어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문 대통령의 실언에 대해 "대통령의 의도나 머릿속에 '아동 반품'이란 의식 자체가 없다"며 "취지가 상당히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입양을 하고 싶으면 바로 다음 날부터 아이를 입양시킬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프랑스 같은 경우 결연을 동의하면 6개월 이상 위탁 보호하고 있고 일본 같은 경우도 6개월간 시험 양육한다. 몇 나라 뿐만 아니라 각국이 다 이런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당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반품이라느니 심한 표현이 나왔다"며 "어제 말씀의 전체 맥락을 보면 좀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2의 정인이 사태 예방책을 묻는 말에 "입양 부모의 경우에도 마음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입양 아동과 맞지 않는 경우 등 아이를 바꾼다든지 등 입양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관련 부처가) 세우길"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입양 취소'나 '아이를 바꾼다'는 표현은 문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사전위탁보호제 의무화'를 추진하겠다며 문 대통령을 두둔하고 나섰다. 청와대가 전날 문 대통령이 사전위탁보호제를 강조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한 데 따른 것이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어제 문재인 대통령 회견 중 정확한 진의가 잘 전달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사전위탁제도가 한국에서는 양부모 동의 하에 관례적으로 활용돼왔는데 이를 입양 전 필수절차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홍 의장은 "입양 전 6개월간 예비 입양아동을 예비 부모 가정에 위탁해 그 기간 동안 모니터링, 사후관리, 평가를 통해 아동을 보호하고 안정적 입양을 돕는 제도"라며 "어제 문 대통령이 아동학대 선제적 감지, 학대 발견 후 즉각 분리, 보호조치 확대를 강조한 만큼 이에 부응하는 보완 입법도 이른 시일 내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 실언에 대한 비판을 두고 "생트집을 중단해 달라"는 주장도 나왔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에 대한 생트집을 중단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야권은 일제히 대통령의 말씀 일부를 쪼개어 비틀어 말하며 오로지 국정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야당에서 대통령의 진의를 무시하고 오직 한마디 말만 놓고 물고 늘어지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대통령의 말씀은 입양아동에 대한 학대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 진의"라고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정인이 사태와 입양 대책의 연관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인이에 대한 양부모의 학대가 불완전한 입양 시스템에서 기인했다고 읽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청와대와 여당의 주장은 양부모와 정인이의 합이 맞지 않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입양단체에선 이런 당·청의 해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입양가족연대는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가 '대통령이 정인이 사건의 해결책으로 내놓은 입양 취소 등은 사전위탁보호제를 보완한다는 취지'라는 해명을 내놨다"며 "관련 제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당사자를 고려했다면 결코 할 수 없는 표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입양가족연대는 사랑의위탁모·이스턴입양합창단·한국입양선교회·건강한입양가족모임 등 15곳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단체는 "사전위탁보호제 아래 놓인 대부분 예비 입양 부모는 아이와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살아간다"며 "어떤 부모도 자식을 취소하거나 바꿀 수 있는 대상으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전날 실언에 대한 사과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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